=평양에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내일 있을 9,18 3차 남북정상회담의 일정을 설명하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이야기를 듣거나, 방송에서 수많은 평론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예측하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내가 아둔하여 이해를 못하는 탓이겠지만. 실제적인 알맹이도 없고 희망도 없는, 공허한 소리로만 들린다.

북한 김정은이 처한 사정이야 익히 아는 그대로이니 중언부언을 할 것도 없고, 문제는 실패하고 있는 내치를 대북회담으로 덮으려 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다.

위기에 내몰린 김정은이 선제적으로 선도하여, 당면한 위기를 풀어나가는 지혜로운 결단을 할 것인지, 무엇보다도 3대를 세습하며 이어오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그토록 외치는 민족자결에 의한 자주정치를 실현하는 차원에서, 남북한 국민들과 국제사회의 인민들이 다 같이 환호할 결단을 하는 것이, 김정은 자신이 살고 남북한이 다 같이 사는 가장 지혜롭고 바라는 모든 일들을 가장 빠르게 성취하여 나가는 묘법인데........

현실은 미국에 조정되고 있는 꼭두각시 정부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김정은이 뭔가를 통 크게 내주는 시늉은 하겠지만, 핵심인 비핵화를 통한 결정은 결단코 없을 것이며, 그런 합의와 결단이 있다 하여도 우리가 바라는 세상의 봄 한반도의 봄이 오는 것이 아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문재인 정부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필요 이상으로 과대 포장하여 홍보하고 있는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속담처럼, 평양에서 빈 손으로 돌아온 후, 실망한 국민들로부터 쏟아지는 비웃음과 그 뒤탈을 어찌 감당하려는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TV에 얼굴을 내미는 수많은 정치평론가들은 물론 임종석 비서실장이 화색이 가득한 얼굴로 설명하는 평양의 일정에 대하여 들어보면, 마치 평양이 크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하게 하는데......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촌부가 보고 싶은 것은, 비핵화의 합의와 남북한이 당면하고 있는 군사적 정치적 인도적 합의가 아니고, 수행하여 간 남한의 기자들이 얼마나 자유로운 취재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은 북한이 변했다, 변하고 있다. 또는 변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늘 그렇듯 남한의 정치가들과 식자들은 그런 허망한 희망으로 세월을 보내는 동안, 북한 정권은 3대를 세습하여 오면서 요지부동이라 하는 말이다.

그래서 김정은 정권이 이끄는 북한의 변화가 더디고 지난할 것인지, 빠르게 전개될 것인지, 그리고 남북한이 서로 화합하여 상생하며 남북통일의 길을 열어가는 의지와 척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 비핵화의 진행이 아니고, 평양으로 간 남한의 기자들이 얼마나 자유로운 취재를 할 수 있느냐를 통해서 판단하겠다는 것이 촌부의 생각이며,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주 만물의 이치라는 것이, 봄바람이 한 번 불면 온 세상에 생기가 돌아 꽃들이 피고, 겨울바람이 한 번 불면 만물이 생기를 잃고 시들어지기 때문이라, 내일 평양에서 부는 바람을 보면, 우리가 맞이해야 할 계절이 동풍이 부는 봄날인지, 삭풍이 부는 겨울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과 화합의 강 섬진강에서

2018년 9월 17일 박혜범 씀